천지불인님
4월 1일 꿈을 꾸었다.
생생하면서도 알 수 없는 꿈을...
그날 괜히 기분이 거시기하여 일하다가 어머니께 전화해보고 했었다.
별일 없는가 싶어서...
직장에서도 아무일 없이 넘어가길래 그냥 다른 의미의 꿈인가 했었다.
그리고 다음날 4월 2일 아침. 눈을 뜨고 핸드폰을 보니 부재중 전화가 와있었다.
아치님한테서...
보는 순간 설마? 잠깐 생각을 안한 건 아니였다.
통화를 해보니 그 설마가 사실이었다.
알고보니 4월 1일 천지불인님께서 지병으로 별세하셨다고 한다.
그 꿈은 그걸 의미한 것 같다.
천지불인님께서 많은 사람들의 진실된 마음을 안고 다른 곳으로 가셔서 아내와 만나게 될 것이란 걸...
그리고 난 그걸 지켜보다 빠져나오는 것이고...
나중에 건강해지면 다시 만나자는 문자인지 메일인지가 마지막 연락이었다.
그뒤로는 연락을 해도 답변이 없었다.
그러다가 이런 소식이 온 것이다.
이제는 건강해지셨을테다.
그리고 빈소에서 뵌 아드님은 꽤나 건강해보이고 믿음직해보여 안심이 된다.
장례식장에서 돌아오는 길 기분이 참 찹찹하면서도 그래도 뭔가 믿음직한 기분이 들어 괜찮았다.
마지막 가시는 길에서 주신 육개장은 먹지 않았지만 이미 예전에 천지불인님께 받은 것이 많았다.
한 사람의 죽음은 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곧 그 사람은 다른 씨앗으로 환생을 하든지 후세의 몸을 받지아니하면 극락세계에서 편안히 지낼 것이다.
이제 건강하게 행복하게 지내세요.
이미 이 생에서 나와 만난 건 몇만겁의 인연이 있었을 탓이니 다음 생에서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때는 반드시 맛있는 차와 술을 함께할 수 있기를...
아니 그때는 제가 닭머리가 아닌 상태에서 만나 대접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