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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다의 꿈 - 전순옥 (故전태일군의 친동생)

개요강 2006. 10. 20. 16:59

 

앨범 스캔!! 

 

시다의 꿈

박노해 시 / 김보성 작곡 / 신해철 편곡 / 전순옥 노래

 

긴 공장의 밤 시린 어깨 위로 피로가 한파처럼 몰려온다

드르륵 득득 미싱을 타고 꿈결 같은 미싱을 타고

두 알의 타이밍으로 철야를 버티는

시다의 언 손으로 장밋빛 헛된 꿈을 싹뚝 잘라

미싱대에 올린다 끝도 없이 올린다

 

떨려 오는 온몸을 소름치며 가위질 망치질로 다림질하는

아직은 시다 미싱을 타고 장군같이 미싱을 타고

갈라진 세상 하나로 연결하고 싶은 시다의 꿈

찬바람 부는 공단거리 휘청이며 내달리는 시다의 몸짓

파리한 이마 위로 새벽별 빛난다

 

노래 이야기

'시다'라는 일본식 용어는 70, 80년대를 거쳐오면서 아픈 아우라를 가진 단어가 되었다. <시다의 꿈>이라는 시는 박노해 시인의 부인인 김진주씨가 노트에 습작한 것을 박시인이 보고 다듬은 것이다. 김진주씨는 약대를 졸업하고 박노해 시인의 동생 주민등록증을 위조해 가리봉의 봉제업제에 시다로 취직을 했다. 박시인은 당시 군대를 막 제대하고 철야작업을 하는 부인을 하염없이 기다리며 항상 맘 한편이 무거웠다고 한다. 당시 '시다'라는 직책은 주로 18세 미만의 꿈 많은 소녀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이들에게 <시다의 꿈>이란 시는 읽기만 해도 눈물이 흐르는 작품이었다. 이 곡을 작곡한 김보성은 1984년부터 성문 밖 교회에 몸담으며 성가대와 노동자 기타방을 운영했는데 거기오는 대부분이 봉제공장 시다였기 때문에 그들을 위해서 이 시를 작곡해 노래를 불러주었다고 한다. 그가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면 어린 시다들이 많이도 울었다고 추억했다.

 

이 트랙은 절태일 열사의 친동생인 전순옥이 노래를 불렀다. 전문가수는 아니지만 그 자신이 '시다' 출신이며 여전히 노동운동의 한 복판에 서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긴 노동과 싸늘한 설움에 쩔은 듯한 전순옥의 노래를 신해철의 거치르나 섬세하고, 슬피나 깊은 선율이 마치 연탄불을 끌어안듯 감싸고 흐른다.